
지난 3년간 한국노동공제회는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다양한 업종의 비정형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어려움과 필요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노총의 협력과 금융산업공익재단, 공공상생연대기금, 우리은행노조 등 여러 단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공제회는 노동자들에게 목돈 마련, 건강검진, 역량 강화 교육, 법률 상담과 같은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회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경계를 넘어선 노동공제 운동은 파편화된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한국노동공제회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역할을 다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비정형 노동자를 위한 사회적 보호는 미흡하며, 정부는 이들을 단순히 '노동 약자'로 바라보며 시혜적인 접근에 그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감소는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의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노동공제회는 기존 제도화 이전 단계에서 즉각적인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새로운 보호 정책의 사전 검증을 위한 조직으로 자리 잡기 위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제 설립 4년차를 맞이하여 한국노동공제회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소득이 불안정하면서도 사회안전망의 보호가 두텁지 않은 현장 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적립형공제와 소액융자, 퇴직공제 같은 본격적인 공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공제회 회원들의 다양한 어려움과 이해를 파악해 상호부조를 바탕으로 한 실속 있는 공제사업의 개발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조직된 노동자와 파편화된 노동자 간의 격차를 줄이고, 제도 바깥에 있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전달하며 노동공제 사업을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한국노동공제회 회원들이 플랫폼 노동자로 일하게 된 이유와 함께 본인이 겪고 있는 상황들을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일하는 시민들, 모두가 더욱 공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
펫시터🐱로 일하는 이소민 회원 이야기🐈
이번 호의 주인공은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밟으며, 펫시터로 활동하는 이소민 회원이다. 펫시터 시장은 반려동물을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최근 반려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하고 있다. 보호자가 부재시에는 반려동물을 돌봐줄 펫시터(보호자를 대신해서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이)와 도그워커(보호자를 대신해서 반려동물의 산책을 시켜주는 이)이 필요해지면서 연결해주는 플랫폼(펫츠고, 도그메이트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소민 회원은 펫시터로 일하며 플랫폼노동자의 현실과 개선 과제를 진솔하게 알려주었다.
1.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현재는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연구도 하고 있는 이소민이라고 합니다. 세부 전공은 노동복지와 여성복지인데요. 어떻게 하다 보니 제가 딱 여성이 많이 일하고 사회보장제도는 열악한 펫시터로 일하고 있네요. 얼른 박사를 졸업해서 이러한 일자리의 사람들이 사회보장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연구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펫시터를 왜 선택하시게 되었나요?
우선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9 to 6로 일하는 일자리와 병행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잠깐 여행을 가면서 이용했던 펫시팅(petsitting)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알아보니 제가 10년 동안 고양이를 키우는 고양이 집사여서 펫시터 자격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자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더불어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어플에서 모집하는 펫시터에 지원했고, 교육을 이수한 후 펫시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펫시터는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펫시터는 베이비시터와 마찬가지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주인이 외출한 동안 그 반려동물을 자택에서 돌봐주는 일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이 사는 집에 방문하여 먹이 급여하기, 간식 주기, 배변 치우기, 놀이하기, 약 먹이기 등의 업무를 하고, 개의 경우 산책을 위해 외부 활동도 함께 하기도 합니다. 간단한 업무처럼 보이지만 낯선 공간에서 낯선 동물을 마주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사고의 위험이 있어 펫시터 교육을 받을 때도 사람과 동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엄격하게 교육 받았고 실제 업무를 할 때도 매우 조심하고 있습니다.
4. 펫시터하시면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으셨다면 알려주세요.
펫시터 업무 자체는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저는 개는 다루지 않고 고양이만 다루고 있어 동물을 데리고 바깥에 나가지 않다 보니 큰 사고가 나거나 사람과의 갈등이 빚어지는 일이 다행히도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조금 어려웠던 점은 낯선 사람에게 공격성이 있는 고양이를 돌보았을 때 다리와 팔에 크게 할퀸 상처가 났던 것이었습니다. 피를 뚝뚝 흘리면서 고양이가 야생에서는 포식자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죠.^^ 펫시터 일을 하면 팔과 다리 등에 상처가 나는 건 그냥 기정사실이라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5. 플랫폼을 통한 수익 구조는 어떤가요?
반려동물 주인과 펫시터를 연결하는 어플이 다수 존재합니다. 저는 그중에서 제가 이전에 이용했었던 어플에 지원하여 펫시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펫시팅 비용은 돌봄시간, 돌봐야 할 동물의 수, 공휴일 여부, 산책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저희는 고객들이 얼마의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어플을 운영하는 회사는 고객들이 지불한 비용에서 소득세, 주민세, 어플 이용 수수료 등을 제하고 펫시터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보여줍니다. 대략 고객들이 지불한 비용에서 40%를 제하고 펫시터가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플 회사에서는 자세하게 어떤 명목으로 얼마나 제하고 임금을 지급하는지 알려주지 않아 불편합니다.
6. 지난 만남때, 산재보험을 미가입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해주신 게 기억나는데요. 더 이야기 주실 수 있나요?
펫시터는 동물을 다루는 직업이라 동물로 인한 사고의 위험에 항상 처해있습니다. 그래서 업무 중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치료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펫시터는 반려동물이 사는 집으로 가서 업무를 하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매우 깁니다. 자동차를 운전해서 가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 이처럼 업무를 위해 이동 중일 때 발생한 사고도 산재로 인정이 되는데, 펫시터는 이동 중 사고가 나도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산재로 인정받거나 보상을 받을 길이 요원합니다. 다른 플랫폼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펫시터도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7. 어플을 통해 플랫폼노동자로, 제도 밖 노동자로 일하시면서 어떤 부분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세요!
사회보장제도(4대보험, 근로자기본법 등) 밖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사업주에 고용된 정규노동자를 기준으로 제도가 설계되어 있어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플랫폼노동자나 프리랜서는 노동자가 아닌 걸까요? 똑같이 누군가의 업무지시를 받고 일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전 사업을 하는 게 아닌데 제 임금이 사업소득으로 처리되는 것도 의아하고, 사회보장제도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억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으로 플랫폼노동자나 프리랜서, 더 나아가 새롭게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모두가 사회보장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설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가 법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수수료에 대한 정확한 책정 방식 없이, 그리고 별도의 고지도 없이 마구잡이로 수수료가 제해지고 임금을 주는 행태가 바로잡혀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플랫폼 업체도 업무에 대한 책임,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규제하였으면 합니다.
8. AI와 로봇이 펫시터 직업에 영향을 미칠까요?
지금도 사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자동화기기는 많습니다. 자동급식기, 동물용 정수기, 자동화장실, 펫캠 등 하루 이틀 정도는 사람이 없어도 집에서 동물들이 풍족하게 살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돌봄이라는 게 단순히 밥 챙겨주고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만이 아니기 때문에 펫시터는 AI나 로봇이 발전하더라도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물과 정서적 교감을 하고 피치 못할 사고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반려동물은 가족이기 때문에 단순히 AI와 로봇에 맡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9. 한국노동공제회에 가입하시고, 느낀 소회? 있으실까요? 혹은 저희 공제회에 바라는 점을 알려주셔도 좋아요!
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는 혼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한국노동공제회가 설립됨으로써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가장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또한 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가 겪는 어려움에 관심 가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여러 사업을 제공해줘서 너무 좋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은데 앞으로도 공제회에서 힘써주신다면 저도 공제회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생각입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지난 3년간 한국노동공제회는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다양한 업종의 비정형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어려움과 필요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노총의 협력과 금융산업공익재단, 공공상생연대기금, 우리은행노조 등 여러 단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공제회는 노동자들에게 목돈 마련, 건강검진, 역량 강화 교육, 법률 상담과 같은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회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경계를 넘어선 노동공제 운동은 파편화된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한국노동공제회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역할을 다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비정형 노동자를 위한 사회적 보호는 미흡하며, 정부는 이들을 단순히 '노동 약자'로 바라보며 시혜적인 접근에 그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감소는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의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노동공제회는 기존 제도화 이전 단계에서 즉각적인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새로운 보호 정책의 사전 검증을 위한 조직으로 자리 잡기 위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제 설립 4년차를 맞이하여 한국노동공제회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소득이 불안정하면서도 사회안전망의 보호가 두텁지 않은 현장 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적립형공제와 소액융자, 퇴직공제 같은 본격적인 공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공제회 회원들의 다양한 어려움과 이해를 파악해 상호부조를 바탕으로 한 실속 있는 공제사업의 개발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조직된 노동자와 파편화된 노동자 간의 격차를 줄이고, 제도 바깥에 있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전달하며 노동공제 사업을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한국노동공제회 회원들이 플랫폼 노동자로 일하게 된 이유와 함께 본인이 겪고 있는 상황들을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일하는 시민들, 모두가 더욱 공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펫시터🐱로 일하는 이소민 회원 이야기🐈
이번 호의 주인공은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밟으며, 펫시터로 활동하는 이소민 회원이다. 펫시터 시장은 반려동물을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최근 반려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하고 있다. 보호자가 부재시에는 반려동물을 돌봐줄 펫시터(보호자를 대신해서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이)와 도그워커(보호자를 대신해서 반려동물의 산책을 시켜주는 이)이 필요해지면서 연결해주는 플랫폼(펫츠고, 도그메이트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소민 회원은 펫시터로 일하며 플랫폼노동자의 현실과 개선 과제를 진솔하게 알려주었다.
1.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현재는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연구도 하고 있는 이소민이라고 합니다. 세부 전공은 노동복지와 여성복지인데요. 어떻게 하다 보니 제가 딱 여성이 많이 일하고 사회보장제도는 열악한 펫시터로 일하고 있네요. 얼른 박사를 졸업해서 이러한 일자리의 사람들이 사회보장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연구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펫시터를 왜 선택하시게 되었나요?
우선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9 to 6로 일하는 일자리와 병행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잠깐 여행을 가면서 이용했던 펫시팅(petsitting)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알아보니 제가 10년 동안 고양이를 키우는 고양이 집사여서 펫시터 자격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자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더불어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어플에서 모집하는 펫시터에 지원했고, 교육을 이수한 후 펫시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펫시터는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펫시터는 베이비시터와 마찬가지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주인이 외출한 동안 그 반려동물을 자택에서 돌봐주는 일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이 사는 집에 방문하여 먹이 급여하기, 간식 주기, 배변 치우기, 놀이하기, 약 먹이기 등의 업무를 하고, 개의 경우 산책을 위해 외부 활동도 함께 하기도 합니다. 간단한 업무처럼 보이지만 낯선 공간에서 낯선 동물을 마주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사고의 위험이 있어 펫시터 교육을 받을 때도 사람과 동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엄격하게 교육 받았고 실제 업무를 할 때도 매우 조심하고 있습니다.
4. 펫시터하시면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으셨다면 알려주세요.
펫시터 업무 자체는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저는 개는 다루지 않고 고양이만 다루고 있어 동물을 데리고 바깥에 나가지 않다 보니 큰 사고가 나거나 사람과의 갈등이 빚어지는 일이 다행히도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조금 어려웠던 점은 낯선 사람에게 공격성이 있는 고양이를 돌보았을 때 다리와 팔에 크게 할퀸 상처가 났던 것이었습니다. 피를 뚝뚝 흘리면서 고양이가 야생에서는 포식자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죠.^^ 펫시터 일을 하면 팔과 다리 등에 상처가 나는 건 그냥 기정사실이라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5. 플랫폼을 통한 수익 구조는 어떤가요?
반려동물 주인과 펫시터를 연결하는 어플이 다수 존재합니다. 저는 그중에서 제가 이전에 이용했었던 어플에 지원하여 펫시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펫시팅 비용은 돌봄시간, 돌봐야 할 동물의 수, 공휴일 여부, 산책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저희는 고객들이 얼마의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어플을 운영하는 회사는 고객들이 지불한 비용에서 소득세, 주민세, 어플 이용 수수료 등을 제하고 펫시터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보여줍니다. 대략 고객들이 지불한 비용에서 40%를 제하고 펫시터가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플 회사에서는 자세하게 어떤 명목으로 얼마나 제하고 임금을 지급하는지 알려주지 않아 불편합니다.
6. 지난 만남때, 산재보험을 미가입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해주신 게 기억나는데요. 더 이야기 주실 수 있나요?
펫시터는 동물을 다루는 직업이라 동물로 인한 사고의 위험에 항상 처해있습니다. 그래서 업무 중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치료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펫시터는 반려동물이 사는 집으로 가서 업무를 하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매우 깁니다. 자동차를 운전해서 가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 이처럼 업무를 위해 이동 중일 때 발생한 사고도 산재로 인정이 되는데, 펫시터는 이동 중 사고가 나도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산재로 인정받거나 보상을 받을 길이 요원합니다. 다른 플랫폼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펫시터도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7. 어플을 통해 플랫폼노동자로, 제도 밖 노동자로 일하시면서 어떤 부분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세요!
사회보장제도(4대보험, 근로자기본법 등) 밖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사업주에 고용된 정규노동자를 기준으로 제도가 설계되어 있어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플랫폼노동자나 프리랜서는 노동자가 아닌 걸까요? 똑같이 누군가의 업무지시를 받고 일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전 사업을 하는 게 아닌데 제 임금이 사업소득으로 처리되는 것도 의아하고, 사회보장제도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억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으로 플랫폼노동자나 프리랜서, 더 나아가 새롭게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모두가 사회보장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설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가 법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수수료에 대한 정확한 책정 방식 없이, 그리고 별도의 고지도 없이 마구잡이로 수수료가 제해지고 임금을 주는 행태가 바로잡혀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플랫폼 업체도 업무에 대한 책임,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규제하였으면 합니다.
8. AI와 로봇이 펫시터 직업에 영향을 미칠까요?
지금도 사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자동화기기는 많습니다. 자동급식기, 동물용 정수기, 자동화장실, 펫캠 등 하루 이틀 정도는 사람이 없어도 집에서 동물들이 풍족하게 살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돌봄이라는 게 단순히 밥 챙겨주고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만이 아니기 때문에 펫시터는 AI나 로봇이 발전하더라도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물과 정서적 교감을 하고 피치 못할 사고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반려동물은 가족이기 때문에 단순히 AI와 로봇에 맡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9. 한국노동공제회에 가입하시고, 느낀 소회? 있으실까요? 혹은 저희 공제회에 바라는 점을 알려주셔도 좋아요!
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는 혼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한국노동공제회가 설립됨으로써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가장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또한 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가 겪는 어려움에 관심 가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여러 사업을 제공해줘서 너무 좋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은데 앞으로도 공제회에서 힘써주신다면 저도 공제회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생각입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